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이 지난달 28일 파행을 맞은 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퇴진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는) 미국, 최종적으로는 러시아와 협상해 전쟁을 끝낼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시 총리로 영국을 이끈 윈스턴 처칠을 언급하면서 “처칠은 그의 국민을 위해 일어나 싸웠고, 젤렌스키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일어나 싸웠지만, 처칠은 (2차 대전 종전 직전인) 1945년 (7월) 선거에 져서 물러났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의 대화를 이어가려면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젤렌스키의 대통령 임기는 지난해 5월까지였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는 선거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부통령에 이은 권력 서열 3위인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의장도 NBC 인터뷰에서 “그(젤렌스키)가 정신 차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거나, 다른 누군가가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 내 젤렌스키 지지율은 반등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여론조사 업체 ‘레이팅’에 따르면, 회담 이후 젤렌스키의 지지율은 65%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약 8%포인트 오른 수치다. 전쟁이 장기화하며 젤렌스키의 지지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미국과의 정상회담 파행을 계기로 반미(反美) 정서가 확산하며 오히려 지지율이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탈리야 구메녀크 우크라이나 공공저널리즘연구소(PIJL) 대표는 “우크라이나 국민 사이에선 젤렌스키의 방미 전부터 자원 수익은 가져가고 영토도 돌려받지 못하면서 미국의 안보 약속은 없는 기존의 불공정한 협정안에 미국과 합의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커지는 중이었다”고 했다.
한편 젤렌스키는 2일 런던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광물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됐고, 미국 역시 준비가 됐다고 믿는다”며 트럼프 측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거듭 밝혔습니다.
우크라 젤렌스키 대체가능한 3명은 누구? -2025. 3. 4
백악관이 우크라이나 볼로디비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사임을 원하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체될 경우, 대체 가능한 인물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2일(현지 시간) "러시아와 거래를 통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우크라이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이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젤렌스키를 대체가능한 후보로 우크라이나 정치인 3명을 꼽았다.
이들 3명은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 루슬란 스테판추크 우크라이나 국회의장이랍니다.
우선 잘루즈니 대사는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을 지낸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그를 총사령관직에서 해임하고 영국 주재 대사로 발령했다.
잘루즈니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적이 없지만, 군과 대중의 높은 지지를 받아 잠재적인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최근 젤렌스키를 대체할 수 있는 잠재적인 후보로 잘루즈니를 거론한 바 있다.
두 번째 후보인 클리치코 시장은 전직 프로 권투 선수다. 그는 키이우 시의회 부의장으로 두 번 재임한 후 2014년에 시장에 취임했답니다.
클리치코 시장은 2023년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 상태에 대해 솔직하지 않다고 비난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스테판추크 의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젤렌스키가 암살당했을 경우, 대체할 가장 적합한 정치인으로 거론됐다.
다만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시 선거를 실시하자고 제안한 것에 강력한 반대를 표하면서 "우크라이나는 투표용지가 아닌 총알이 필요한다"고 주장해 왔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계엄령을 선포한 뒤 계속 연장하고 있다. 가장 최근엔 이달 초 8월11일까지 90일 더 연장했답니다.
이에 따라 당초 지난 3월31일로 예정돼 있던 우크라이나 대선은 치러지지 않았다. 5월20일까지이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도 자동으로 연장됐답니다.